1. 6월 14일 (화) 저녁 7시 30분

  2. “유빙렬(釉氷裂)” (4ch tape)

    임형섭

    유약을 바른 도자기를 가마에서 꺼낼 때 온도 차이로 인하여 유약표면에 실금이 가는 것을 ‘유빙렬(釉氷裂)’이라 한다. 이 유빙렬이 생길때 실금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 소리는 하루 정도 요란하게 들리다가 사흘 정도 지나면서 완전히 사라진다. 이 곡에서 유빙렬이 진행되어 감에 따라, 실금의 이음새가 이어져 어떠한 무늬를 만들기도 하고, 때론 해체되어 가며 구성되어 나아간다.

  3. “Spreading, slowly” for string quartet and live electronics

    장준호

    이 작품의 출발점은 굉장히 이질적이고 색채적인 장 7도 관계의 음정이 부딪혔을 때, 부분음들이 가지고 있는 소리의 형태는 어떨지 상상하며 시작되었다. 장 7도 관계를 가진 두 개의 놋쇠 그릇을 부딪혀 발현된 소리를 녹음 한 후, 그 소리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이 곡의 재료로 삼았다. 음악을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놋쇠 그릇을 부딪혔을 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각되는 서로 다른 부분음들의 등장이다.

  4. “Paramnesia” (2ch tape)

    박선유

    Paramnesia(기억 착오)란, 실제의 체험이 왜곡되거나 개조되어 다르게 회상되는 것, 혹은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일을 실제 있었던 일로서 회상하는 회상의 질적 장애를 의미한다.
    어린 시절의 나와 아버지의 목소리가 녹음되어 있는 카세트 테잎을 우연히 발견하여 듣게 된 사건으로부터 이 곡을 구상하게 되었으며, 테잎에서 대화의 일부분을 디지털로 변환하여 샘플로 사용하였다. 이 곡에 등장하는 모든 소리들은 이 샘플로부터 변조, 변형을 거쳐 얻은 소리들이며, 소리의 왜곡된 정도로 기억의 왜곡과 시간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표현하였다.

  5. “Sounds on Blindness” (2ch tape)

    윤태림

    포르투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주제 사라마구(José de Sousa Saramago,1922-2010)의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Ensaio sobre a Cegueira)>를 바탕으로 작곡된 곡이다. 시각을 앗는 전염병의 발발로 청각을 비롯한 다른 감각에 의존해 외부 정보가 수집된다는 설정과, 혼란 속에서 인간의 감정과 본성이 드러나는 내용에 흥미를 느껴 작업하게 되었다. 바이올린, 피아노 같은 악기소리와 함께, 두드리는 소리와 같은 실제음들을 녹음하여 사용하였으며 어쿠스틱한 음에 비중을 둔 부분과 전자적인 음에 비중을 둔 부분이 섞여 나타난다.
    크게 5부분으로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있다.
    1. 의문의 전염병 2. 수용 3. 폭동 4. 진혼 5. 화염

  6. “suite #1. Take Me For A Walk” for violin, cello, piano, and live electronics

    김은지

    서정적인 흐름의 기악곡과 전자음악이 적절히 어우러지도록 시도한 곡이다. 큰 편성이나 음악적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고 소규모로 잔잔히 즐길 수 있도록 의도를 가지고 작곡하였다.
    기존 악기와 테입을 주제로 한 곡에서 기대하는 사운드를 벗어나 감정, 기분의 흐름을 위주로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부제의 성격을 띤 소제목은 다소 표제음악적인 성격이 있으나 작곡 기법과는 관련이 없고 각 모음곡의 성격을 구분짓기 위한 별명의 의도가 강하다.

  7. “definition” (4ch tape)

    박한나

    단편적인 소리들의 변화하는 요소를 다르게 하였다. 소리의 소재, 공간감, 속도, 엔벨로프의 변화와 소리의 밝고 어두운 부분의 격차의 다르게 하여 선명한 형태와 불선명한 형태가 공존하고 있다.

  8. “Blue Hour” (4ch tape)

    박훈민

    강박증, 신경증, 불안증, 망상, 환각 등 예술가들이 창작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정신상태에 대해 묘사한 작품이다. 이 곡의 서주 부분은 예술가가 자신의 내면과 맞닥뜨리는 순간의 심상을 표현하고 있으며, 동시에 이 곡의 가장 주요한 재료가 된다. 서주 부분에서 사용한 24개의 단음 또는 화음은 분절된 후 재결합, 변형의 과정을 거쳐 작품을 이루는 피와 뼈가 된다.

  9. “CoLpOeSnE” for clarinet solo and live electronics

    이현민

    클라리넷의 키를 최대한으로 닫았을때 발생하는 저음(D)과 (작곡자의 의도에 의해)최대한으로 열었을때 발생하는 고음(Bb) 사이, 33개의 간격과 음들에 대하여 다양한 효과들이 실시간으로 제어되고 연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