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2월 19일 (목) 저녁 7시

  2. “Blink!” for Haegeum, Buk, Eyes and Live Electronics

    이원우

    눈의 깜빡임은 소음이다. 뇌파 측정 장치에서 눈의 깜빡임은 성가시게, 불필요한 존재로 반드시 걸러져야 한다. 필요한 정보와 불필요한 정보. 그 이분법적인 접근을 부수고, 불필요한 데이터, 즉 데이터의 소음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뇌가 전하는 수많은 정보를 가로지르는 섬광 같은 데이터. 오랜 세월 이토록 빛나는 존재를 나는 무의미하게 여겼으니, 너는 퍽 속상했겠다. 지금부터 반짝이는 너의 눈에 대해 노래 해주겠다.

  3. “Cause of Death” for Tape

    박훈민

    죽음과 관련된 통계 또는 사건에 대해 보도하는 앵커들의 목소리가 이 작품의 주재료로 사용됐다. 보도에서 언급되는 사망자는 다양한 연령, 직업, 성별을 가지고 있고 목숨을 끊은/잃은 이유도 각기 다르지만, 나이가 들어 자연스럽게 사망한 것이 아니고 사회로부터 소외당해 죽음으로 내몰렸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검투장에서 패하면 죽임당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어릴 때부터 무의식에 주입하는 이곳에서, 관련 뉴스를 수집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이렇게 모인 목소리는 하나의 목소리로 존재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커다란 압박감을 준다. 작곡가가 작업 과정에서 이 뉴스들을 반복 청취하며 갖게 된 여러 생각과 감정이 복합적으로 혼재되어 작품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4. “Ideal” for Bass Drum and Tape

    손지원

    근대에 와서는 이데아는 인간의 주관적인 의식, 곧 ‘관념’ 또는 ‘깨닫게되다’ 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5. “Circular-point, line and plane” for Audiovisual Live

    김수진

    음악이 곧 어떤 소리들을 어떻게 결합하는 것인지에 관한 것이라면 소리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라는 아주 기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한 곡이다. 소리의 가장 기본적인 파형인 사인파(Sine wave)를 최대한 활용해 만든 곡으로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작곡가의 의도도 담겨 있다. 마찬가지로 그래픽적인 요소 또한 가장 기본단위인 점,선,면(point, line, plane) 3부분으로 나누었으며 색깔 또한 흑백으로만 구성하여 단순하지만 기본적인 것이 어떻게 음악과 영상에 녹아있는지 알 수 있도록 하였다.

  6. “Augmented stroke” for Piano and Live Electronics

    윤태림

    이 곡은 키넥트로 읽어낸 깊이좌표를 이용한 지난 작품인 의 연장선에서, 깊이좌표와 악기와의 연결을 시도한 작품이다.
    아이폰의 TrueDepth 카메라를 이용하여 읽어낸 피아노 건반의 깊이좌표는 디지털 신호의 트리거가 된다. 피아노의 건반을 누르는 행위는 아날로그 음을 발생시키거나, 디지털 음의 트리거가 되거나, 혹은 동시에 아날로그 음과 디지털 음을 만들어낸다.
    어쿠스틱의 영역을 디지털이 모방하고, 어쿠스틱이 다시 디지털을 모방하며 어쿠스틱 피아노를 영역을 확장한다.

  7. “안이 안이 아닌, 아니 안이 아닌” for piano, tape and sound objects

    이태원

    #1 매년, 매달, 매주,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권태가 극에 달했던 걸까? 무료 속에서 일상을 이상으로 뒤집고 싶었다. 시간을 열고 닫을 수 있다면? 그건 우리 모두의 꿈이 아니었을까? 꿈은 꿈일 뿐이다. 누군가는 안락을, 누군가는 안이를 느끼는, 이 돌고 도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그저 저마다의 크고 작은 원을 끊임없이, 쉴 새 없이 그리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외로운 주기 속에서 나는 너를 만났다.
    #2 삐죽한 세월의 파편에 찔려 아파하던 우리는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며, 어긋난 시간의 조각들을 맞춰가며 서로를 위로했다. 원 없이. 나의 오른손으로 너의 왼손을, 너의 오른손으로 나의 왼손을 맞잡고 새로운 주기를 그려댔다. 역시 원 없이. 그렇게 원 없이 살자 했는데, 우리는 서로의 시간 안에서 서로의 시간 밖으로 다시 밀려났다. 원 안에서 원 밖으로, 원 밖에서 원 안으로. 그래, 너는 꿈이었다.
    #3 안이 안이 아닌, 아니 안이 아닌 이 이상한 위상은 차라리 낭만일까? 강박일까? 나는 부끄럼도 없이, 원도 없이 너의 하얀 살과 검은 털을 이상의 일상 마냥, 일상의 이상 마냥 자꾸만 눌러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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